샹그리라의 선율 Prologue

지상에 나라가 있듯

넷상에 블로그가 있고

나라에 천명을 받은 군주가 있듯이

블로그에는 천명을 받은 소재가 있었으니

애초에 블로그를 만들때부터 너무나 건드리고 싶었던 소재였고

끝내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약 5년여만에 다시 이 소재를 건드리게 되니

통재인가 희재인가

그 끝이 아리송 하더이다........


고요.

그 어떤 정적이 이보다도 성스러울까.

예배당의 고요함은 '소리' 자체를 불허하는 압도적인 성휘(聖諱)의 힘이 존재했다.

그리고....

신의 전지전능에 통재당하고 그 능력에 감탄하며 인간임을 초월한 압도적이고 굴욕적인 힘앞에 좌절하다가도

언제나 그에게 저항의 자세를 취하고 반하는 것은 유일하게 인간이듯.

예배당의 고요함을 깨고 한 인간이 문을 열었다.

끼이익.

고풍스런 거대한 문은 새벽이 어둠을 내쫓듯 거대한 예배당의 고요에 작별을 고한다.

문이 열리며 정오의 따사로운 햇살이 문틈으로, 조용한 바람과 함께 예배당안으로 들어온다.

그러자 아무도 없는 예배당 자체의 약간은 괴기스런 분위기 마저 한번에 사그라 들며

모두가 우러러보는 자리에 존재하는 성인이 예배당을 포근하게 감싼듯한 분위기가 감돈다.

그리고 문이 열린 틈사이로 모습을 드러낸건 큰키라고 볼수 있는 한명의 소녀.

그녀의 미소는 그녀가 만들어놓은 예배당의 분위기처럼 싱그러웠고 포근했다.

정오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점심시간이 주는 나태한 분위기나 조금은 지루해보이는 기색은 어디에도 없었다.

터럭하나마저 소녀의 아름다움을 깊이 간직한듯한 미소녀.

길고 곱슬한 생머리가 마치 값비싼 웨이브 펌을 연상케 하는 멋드러진 세련미.

신이 정성스레 빚어놓은 듯한 화려하고 완벽한 프로포션.

그러나 그녀의 눈은 크고, 그 눈매 자체가 선명하여 자기 주장이 뚜렷한 인품을 지녔다는 걸 추측해낼수 있을 정도다.

그녀는 천천히 예배당 안으로 들어온다.

그녀의 교복 가슴에 매듭지어진 하얀색 리본은 그녀가 이곳의 고등학교 2학년이라는 걸 알수 있게했다.

이윽고 그녀는 예배당 한켠에 마련된 그랜드 피아노의 뚜껑을 열며 나직이 입을 연다.

"정말 그대로네...."

그랜드 피아노는 부끄러운듯 그 하얀 건반을 드러내었고,

소녀는 안심시키듯 그녀의 손가락을 조심스레 건반에 대었다.

"겨우 돌아왔어."

쓰다듬듯 그녀는 건반을 살짝 살짝 두드린다.

그 손짓은 마치 어떤 특정한 곡을 치는 듯한 느낌이었다.

"조금은...."

그녀의 손이 불현듯 멈췄다.

"시끄러워 질것 같아."

그녀는 우훗 하며 싱그러운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다시 문틈으로 다른 한명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낸다.

단발머리의 올곧은 눈매.

바른 몸가짐.

가슴에는 빨간 리본을 하고,

머리에는 카츄사를 한 그녀는 피아노를 만지던 소녀를 향해 말을 건넨다.

"언니.... 점심시간이 끝나가요."

그녀는 문을 향해 돌아보며 소녀를 향해 따스한 미소를 지으며,

"그래요. 돌아가도록해요."

돌아가는 발걸음을 재촉하며 그녀가 물었다.

"오래 기다렸던가요?"

그러자 단발머리 소녀는 후훗 하는 미소와 함께

"아니여요. 바글님."

이 대답에 그녀는 나직이 타이르듯

"언니라고 부르라고 했잖니. 레잎쨩"

그러자 레잎이라 불리운 소녀는 혀를 살짝 내밀며 헤헤 하고 실수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시 예배당의 문이 닫혔다.

그녀들이 돌아간 예배당에도 그녀들의 상쾌하고 싱그러운 향기가 남아있는 듯,

예배당 안의 분위기는 이전과 다르게 여전히 따뜻했다.

by 시에린 | 2009/08/12 04:24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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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홍대생 at 2009/08/13 00:15
이 블로그에 방문자가 많지 않다는게 다행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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